아마도 버밍엄에서 워홀 하는 거의 유일한 한국인?
영국에서 도착한 지 이틀 정도가 지났고 아직은 내가 영국에 있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비록 런던이 아닌 버밍엄이긴 하지만 그래도 영국은 영국이니까! 나의 첫 숙소는 버밍엄 시티 센터에서 버스로 20-30분 거리에 있는 작고 조용한 동네였다. 근처에 큰 공원들이 많아서 매일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영국 살면서 느낀 점은 큰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자세한 통계는 모르지만 체감상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을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두 배 이상은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길고양이들인지 집고양이들인지 모르겠지만 자유롭게 동네를 돌아다니는 고양이들도 많고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집주인 말에 의하면 목걸이를 하지 않은 고양이들도 종종 집고양이일 때가 있다고 한다.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고 집사인 나로서는 굉장히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1. 에어비앤비 숙소
내가 예약한 숙소는 집주인과 두 명의 하우스메이트들과 한 집에서 생활하는 내 방만 따로 쓰고 그 외의 화장실, 부엌, 거실은 함께 공유하는 형태였다. 개인적으로 화장실 같이 쓰는 게 좀 불편하긴 하지만 영국에선 개인 화장실을 쓰려면 훨씬 더 비싸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내 방은 3층에 있는 작고 아담한 다락방으로 한 달 정도 쓰기에는 적당한 크기였고 한국의 정형화된 원룸 빌라, 아파트만 살다가 영국 느낌 물씬 나는 집에 사니 감회가 새로운 느낌이었다. 내게 꿈이 있다면 2~3층짜리 집에서 사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정형화된 아파트 주거 형태가 너무 싫다 아주 혐오한다. 아파트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집이라는 느낌이 아닌 투자의 의미가 더 짙다는 점이 너무 싫다. 반면 영국의 집들은 그리 좋지는 않지만 개성이 있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오래된 집이 많아서 리모델링이 필요한 집도 많지만.. 이 집도 오래된 집이라 모든 게 약간 낡은 느낌이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문짝들이 안 맞아서 문 위에 약간의 틈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러 그런 건지 실수인지는 모르겠다.
2. 나의 첫 시내 나들이
버밍엄은 작년에 영국 여행 때 와서 별로 새로울 게 없지만 이번에는 여행이 아니라 사는 거라서 느낌이 다르다. 2층 버스가 아직도 새로워서 버스를 탈 때마다 자리가 2층 맨 앞자리에 타곤 한다. 버밍엄의 중심에는 버밍엄 시티 센터가 있다. 그냥 시내라고 보면 된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이래 봬도 버밍엄은 런던 다음으로 두 번째로 영국에서 제일 큰 규모의 도시이다. 시내만 보면 그냥 우리나라 소규모 도시 느낌이다. 일단 높은 고층 빌딩들이 많지가 않다.
3. 버밍엄 시티 센터
드디어 버밍엄 시티센터에 도착했다. 역시나 영국 답게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영국 사람들은 우산을 별로 쓰지 않는다. 그것도 그럴게 여기는 비 오는 날이 너무 많아서 맨날 우산 들고 다니기 귀찮을 것 같기도 하다. 평일이라 그런지 비 와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없었다. 원래 평소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영국의 물가가 오르고 서민들 살기가 힘들어졌다고 뉴스에 많이 나오지만 그런 뉴스가 무색하게도 식당들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치 한국의 핫플레이스 거리들을 걷는 듯하다. 그리고 거리에 항상 있는 것이 이슬람을 전도하는 사람들과 바로 그 앞에서 기독교를 전도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의식하면 경쟁하는 것. 보면 이슬람 전도하는 사람들은 천막도 있고 스피커도 있는데 기독교는 그냥 한 명이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거나 전단지 정도 나눠주는 게 전부라.. 경쟁이 될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어쩔 때는 여기가 영국인지 중동인지 모르겠다. 버밍엄은 무슬림들이 많은 도시로 런던 다음으로 많고 아마 비율로 따지면 영국에서 제일 많지 않을까 싶다. 거리를 걸어 다녀보면 체감상 히잡 두르는 사람이 거의 30~40프로 정도 같고 백인 반 유색인종 반이다. 왜 그런가 하니.. 옛날에 파키스탄에서 영국 버밍엄으로 5만 명 정도 이민을 왔다고 한다. 내 남자 친구도 그들 중 하나로 벌써 이민자 4세대이다. 물론 내 남자 친구는 무슬림은 아니고 나와 같은 독실한 무교이다.
5. 영국의 초밥 퀄리티
영국의 물가가 오르고 서민들 살기가 힘들어졌다고 뉴스에 많이 나오지만 그런 뉴스가 무색하게도 식당들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내가 영국을 오고 나서 처음 외식을 한 "Yo! Sushi"도 마찬가지였다. 참치, 연어 초밥 세트를 시켰는데 보시다시피 저게 전부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현재 약 2만 8천 원 정도 거의 3만 원이나 하는 초밥의 퀄리티가 저 정도인 것이다. 참치 사시미는 얼마나 오랫동안이나 냉동이었던 것인지 붉은빛을 아예 잃어버리고 흙빛이 되었고 참치 초밥은 핏줄이 그냥 보이고 뭔가 상태도 많이 안 좋아 보인다. 냄새 또한 비린내가 많이 났다. 비주얼이 저 모양인데 비린내가 안 날 리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연어는 싱싱하다는 것. 연어는 영국인들도 생으로 많이 먹는 생선이라 그런지 신선하고 냄새도 안 났다. 이 날 이후로 항상 연어 초밥만 먹는다. 연어는 오히려 한국보다 좋을지도.. 하지만 비싼 건 똑같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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