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영국 런던 시내 여행
나는 여행 계획을 시간 단위로 준비했지만 계획을 지킬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여행 초기에는 그나마 나름 잘 키 기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 록 시간에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들고 뭔가 더 힘들었다. 이제는 거의 무계획에 가까운 여행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그래서 아침에 늦지 않게 일어나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다가 버킹엄 궁전까지 가보기로 하였다. 숙소가 런던 주요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그냥 조금 걷다 보면 런던의 주요 관광 장소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아직도 영국의 평범한 길들을 걷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특별하고 충분히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영국 여행을 시작한 지 2주 정도가 되었지만 아직도 설레고 골목길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고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1. Westminster Abbey
버킹엄 궁전으로 향하면서 계획에 없었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지나가게 되었다.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양식의 건물이었기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보자마자 나는 감탄을 숨길 수 없었고 발걸음을 멈춘 채 한동안 건물 외관을 구경했었다. 역시 가는 데마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럽답다. 유럽의 그런 특징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한국은 거의 모든 건물들이 유럽에 비교해서 새것이고 오래되어 봤자 70~80년대 흉물스러운 건물들뿐인데.. 유럽은 너무나도 많은 건물들이 몇백 년 이상된 건물들이니..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까..?
2. Buckingham Palace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그 유명한 버킹엄 궁전 앞에 도착하였다. 여왕이 사는 곳으로 유명한 그 궁전.. 내가 갔을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 궁전 안에 있었을까? 어쨌든 내가 영국 여왕과 한 나라에 있다니...! 감격 또 감격! 아쉽게도 시간이 늦어서 근위대는 볼 수 없었지만 그냥 버킹엄 궁전 앞에 갔었다는 것에 의미가 더 컸기에 상관없었다. 나중에 또 올 것이니까!
3.Taste of India
버킹엄 궁전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알아봐 뒀던 인도 레스토랑으로 가 치킨 티카 마살라와 탄두리 치킨, 카레, 인도식 볶음밥과 난을 시켰다. 나는 아직도 이곳에서의 인도 음식을 잊을 수 없다. 너무 맛있었고 특히 치킨 티카 마살라는 천상의 맛이었다. 그냥 카레에 토마토소스를 더 한 것뿐인데 담백하고 토마토의 시고 달달한 맛이 적절하게 배어있는 소스와 부드러운 닭고기까지.. 백 퍼센트 영국이 만든 요리는 아니지만 영국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요리가 아닐까 싶다. 나는 쌀을 별로 안 좋아해서 비빔밥, 볶음밥, 김밥 등등 밥이 주류인 요리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내 쌀 취향은 안남미이었나 보다. 안남미의 촉촉하지 않고 건조한 느낌이 오히려 좋았다. 안남미에 치킨 티카 마살라를 곁들여 먹으면 최고의 조합을 맛볼 수 있다. 이렇게 너무 맛있다고 극찬을 했지만 평소 영국에서 맛있는 인도 음식들을 많이 먹어왔던 남자 친구에게는 평범했나 보다 나는 계속 맛있다고 난리 났는데 남자 친구는 더 맛있는 곳을 안다며 나중에 데려가 주겠다고 했다.. 이것보다 더 맛있다니.. 세상에.. 너무 기대된다.
이곳의 메인은 디저트로 나온 이 셔벗가 아니었나 싶다. 메인 요리들도 너무 훌륭했지만 이 레몬 셔벗은 셔벗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크리미 한 맛까지 느껴졌다. 평범한 셔벗 같은데 말이다. 아니면 내가 셔벗을 너무 못 먹어 본건가..? 이 셔벗 때문이라도 이곳에 재방문하고 싶을 정도다. 크림+레몬 셔벗 느낌 너무 부드럽고 상큼하다. 항상 디저트는 달고 크리미 한 것 아니면 과일 상큼 시원한 디저트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이 셔벗은 둘의 특징을 모두 가진 디저트였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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