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영국 워킹홀리데이로 출국하는 날 생긴 일

노스킬 2022. 12. 16. 08:28

두근두근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생긴 일

나는 2022년 상반기 영국 워킹홀리데이로 비자를 신청하고 일찍이 7월 중순에 영국으로 출국할 준비를 마쳤다. 생각보다 준비할게 많이는 없었다. 왜냐하면 이력서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영국에서 일을 할 생각이 없다. 보통 영국에서 카페나 직장을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나는 딱히 이력도 없는 백수라서 정말 몸 쓰는 힘든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영국에서 생활할 거냐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의 많지는 않지만 용돈벌이를 하고 있고 영국에 남자 친구도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데이트 비용 때문에 그렇게 부담이 덜하지는 않은 듯하기도 하다만..

 

1. 안녕, 신사야

나의 고양이 신사

한국을 잠시 떠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은 미안하지만 어머니가 아닌 우리 집 고양이 '신사'였다. 참고로 신사숙녀의 신사가 아니라 강남 신사동의 그 '신사'이다. 원래 신사와 한티라고 강남에 있는 이쁜 역 이름으로 같이 지어줬으나 슬프게도 한티가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나버려서 신사만 남게 되었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2. 최후의 만찬

칠리 새우와 사천 탕수육

작년 영국 여행에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는데 내가 영국에서 산다면 진정한 한국 음식을 맛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특히 외국에서는 잘 안 알려진 한국식 중식! 짜장면이 너무나도 그리울 것 같았기에 한국에서의 마지막 만찬으로 중식을 선택했다. 물론 영국에도 중식 음식점은 많겠지만 한국의 맛이 첨가된 중식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간짜장을 주문했고 엄마는 한국의 마지막 날이니 통 크게 칠리 새우와 사천 탕수육을 시켰다. 공항 주변에 있는 그나마 제일 별점이 높은 집으로 갔는데 화교이신 분이 운영하는 집이었고 운 좋게도 맛도 엄청 맛있었다. 별점 맛집 구별 대성공! 왠지 공항 근처라서 그런지 다른 손님들 중에는 일본인도 보였다.

 

3. 드디어 탑승 시작

탑승하기 전 탑승구에서 찍은 두바이 행 비행기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해버린 나는 3~4시간 정도를 공항에서 대기해야 했다. 또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엄청나게 일찍 와버린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잃어버린 것 없이 무사히 탑승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탑승구 앞

코로나 여행 규제가 느슨해지고 딱 휴가철이 맞물려버린 7월 중순의 비행기 탑승구 앞모습이다. 이 2층짜리 두바이행 비행기는 무려 만석이였다. 다행히도 나는 복도 좌석을 선택해서 화장실을 자유롭게 갈 수 있었는데 문제는 내 옆자리와 뒷자리가 한 가족이었다. 이게 왜 문제였냐면 그 뒷자리에 있는 내 옆자리에 앉은 두 남자애들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나를 '아줌마'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대놓고 나한테 아줌마라고 부른 것은 아니지만 내 옆자리 애들에게 "옆에 아줌마 방해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내 얼굴도 제대로 못 봤으면서 아줌마라니.. 물론 하필이면 내 머리 스타일이 아주 짧은 단발이라 그렇게 볼 수는 있었겠지만 어찌 됐는 기분이 썩 좋지가 않았다. 평소 똑 단발을 좋아해서 영국 가면 모든 게 더 비싸니까 돈 아끼려고 엄청 짧게 자른 건데 이런 결과를 가져올 줄은 몰랐다. 약간 후회되기도 하면서도 이 글을 쓰는 시점인 12월까지도 단발인 것을 보면 잘한 것 같기도 하다.

 

4.  기내식은 역시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의 기내식

듣던 소문대로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의 기내식은 정말 맛있고 퀄리티도 좋았다. 이 정도면 정말 혜자인 듯.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는 독일의 루프트한자의 기내식은 정말 최악이었는데(토마토 파스타에 빵, 샐러드, 김치.. 한국 출발이라지만 파스타에 김치라니요..) 그에 비하면 미슐랭 레스토랑 수준이었다. 물론 승무원들도 친절하고 개인적으로 기내 디자인도 제일 예쁜 것 같다. 특히 불을 끄면 천장에 밤하늘 별처럼 해 놓은 조명 장식들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아마도 TOP 5 안에 드는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다음 편에 계속...